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강남 바닥 15년 차가 사장 귓속말 구타하는 심정으로 까발리는 룸 원가 계산서

## 관찰 기록

"형씨, 오늘 과일 안주에 들어간 멜론, 이거 저번 주 식자재마트에서 한 통에 8,900원에 덤핑 처리하던 고창산 멜론 맞지?"

내가 단골집 사장 귓가에 대고 이 소리를 했을 때, 사장 녀석 동공이 사정없이 흔들리는 걸 나는 똑똑히 봤다. 요즘 젊은 친구들은 그저 화려한 조명과 '오빠' 소리에 취해 지갑을 아낌없이 열어젖히지만, 이 바닥에서 청춘을 다 바치고 흘러간 옛날 사람이 된 내 매서운 눈은 속이지 못한다. 룸 단위 비즈니스의 가격 책정은 철저히 독점적 공간의 임대료와 손님의 허세 심리를 자극하는 마진의 결합이니까 말이다.

지난달 동생 녀석들과 갔던 신사동의 두 업소는 아주 극단적인 비교 대상이었다. 첫 번째는 '룸 차비 없음, 양주 세트 19만 원'을 내세운 A 업소였고, 두 번째는 '룸 대여료 15만 원 고정, 주류 시가 판매'를 고집한 B 업소였다. 결과적으로 우리는 A 업소에서 골든블루 12년산 두 병에 대가리가 깨지며 52만 원을 뜯겼다. 반면 B 업소에서는 똑같은 주류 스펙으로 달렸음에도 룸비를 다 내고 38만 원에 선방했다.

## 현장 단서

원가 계산기를 두드려보면 이 화려한 사기극의 실체가 아주 적나라하게 드러난다. 주류 도매상 공급가 기준으로 골든블루 12년산(450ml)의 2023년 기준 세금 포함 출고가는 대략 26,300원 안팎이다. A 업소는 여기에 700%가 넘는 폭리 마진을 붙여 판 셈이고, 얼음과 토닉워터 몇 캔에 '기본 세팅비'라는 명목으로 4만 원을 추가로 뜯어갔다. 남들은 분위기 값이라고 자위하겠지만 내 기준에선 그냥 호구 잡힌 꼴이다.

반면 B 업소의 룸 차지 15만 원은 공간 점유에 대한 정당한 지불이었다. 대신 술값은 도매가에 약간의 서브 비용만 얹은 7만 원 선에 책정되어 있었다. 결국 추가 주문(추가 보틀)이 늘어날수록 A 업소의 폭리 구조는 기하급수적으로 구매자에게 지옥을 선사한다. 요즘 애들은 계산기 두드릴 줄을 몰라서 대가리가 깨져도 '겉보기 싼 곳'만 찾아다니는데, 참 한심하기 짝이 없다. 진짜 똑똑하게 노는 놈들은 이 원가 구조부터 파악해. 인터넷에 떠도는 뻔한 유흥 이용 가이드 따위 보지 말고, 현장에서 계산기를 두드려야지.

## 판단 메모

실패의 핵심 원인은 '총비용(TCO)' 관점의 부재다. 단발성으로 한 병만 딱 마시고 30분 만에 일어날 거라면 A 업소가 유리해 보일지 모른다. 하지만 룸이라는 공간의 특성상 체류 시간은 늘어나기 마련이고, 추가 주문은 필연적이다. 룸 비즈니스에서 호구가 되지 않는 유일한 기준은 '고정비(룸비)가 높고 변동비(술값)가 낮은 곳'을 선택하는 것이다.

업주들은 고정비를 낮춰 손님을 유인한 뒤, 마진율 80%가 넘는 음료와 과일 안주로 뒤통수를 치는 전략을 쓴다. 나처럼 매의 눈으로 원가를 쪼개보는 단골이 깔짝거리면 사장들은 아주 불편해한다. 하지만 어쩌겠는가, 아는 게 힘인데. 솔직히 나처럼 뼈 맞아가며 배운 진짜 노하우는 이곳의 추천 정보에 정리해 뒀으니, 호구 탈출하고 싶으면 정독하길 바란다. 다음번에 문을 열고 들어설 때는 계산기 앱부터 켜고 주류 메뉴판의 마진율을 곱씹어보는 단 한 가지만 실천해 봐라.